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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연합이매진] 완주 안덕마을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11-23
 이메일   jbcenter_in@daum.net  조회수   17

2018-11-10(토)

(연합뉴스)

어릴 적 외갓집 풍경을 만나다

모악산 계곡 풍경 [사진/전수영 기자]
모악산 계곡 풍경 [사진/전수영 기자]

(완주=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전북 완주의 모악산 남쪽 자락 깊숙한 곳에 터를 잡은 안덕마을은 "건강힐링 체험마을"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농촌체험 휴양마을이다. 2009년부터 안덕리의 4개 마을 주민들이 자립형 마을 회사로 운영하는 곳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이제는 찾지 않게 된 어릴 적 외갓집에 다시 온 듯한 풍경과 냄새가 먼저 불쑥 다가와 다정하게 품어준다.

◇ 다정한 풍경이 품어주는 곳

모악산에서 내려오는 계곡과 가지런히 쌓은 돌담을 따라 길쭉하게 들어선 마을은 주홍빛이 점점이 장식하고 있었다. 빨갛게 익은 채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풍경에 온기를 더해준다. 감나무는 "홍시만 따서 드세요"라는 안내문을 걸고 있다. "손대지 마시오" "출입금지"라는 경고문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 안내 문구가 낯설었던지 "저것 좀 보라"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함께 웃었다.

감이라도 떨어질까 입을 벌린 채 고개를 젖히고 두리번거리다가 어느 순간 "아, 시골 냄새!"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어릴 적 시골 외갓집에서 아침저녁으로 맡았던 그 냄새, 장작 태우는 냄새다. 주민들이 직접 손으로 황토를 발랐다는 황토집이 작은 마당과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도 정겹다. 어제 묵은 손님이 떠난 방을 청소하던 할머니가 일찍 도착한 새 손님을 웃으며 맞았다. 옛 서원을 옮겨 고친 고택 요초당과 정자도 마을의 정취를 더한다.

그물침대에서 즐기는 낮잠은 그야말로
그물침대에서 즐기는 낮잠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 한증막에서 땀 빼고, 동굴에서 식히고

마을을 대표하는 것은 전통 구들 방식으로 지은 황토 한증막이다. 한증막에서 때는 참나무 장작이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시골 냄새"의 진원지다. 한증막 입구 맞은편 감나무 아래에 담장처럼 쌓여 있는 참나무 장작이 포토존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한증막 안은 느릅나무껍질, 솔뿌리, 천궁, 당귀 등 여러 한약재를 달인 물로 반죽한 황토를 발라 달큰한 향이 은은하게 배어 나온다. 고온, 저온 두 곳으로 나뉜 한증막에서 땀을 빼다가 지치면 맨발 그대로 한증막 뒤편 야외로 나가 옛 금광굴 안에 마련된 냉탕에 발을 담글 수 있다.

한증막을 즐길 만큼 즐기고 나면 아이들은 계곡 건너 어드벤처 체험장으로 달려가고, 어른들은 쑥뜸을 뜨러 간다. 물론 어른들도 어드벤처 체험장에서 즐겁고, 아이들도 쑥뜸을 즐길 줄 안다.

황토방과 펜션, 캠핑카 등 모든 숙박 시설에서 직접 밥을 해 먹을 수 있고, 그것이 여행의 재미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이곳에서는 굳이 그래야 할까 싶다. 한증막 옆의 웰빙식당에서는 마을에서 생산하는 농산물로 만드는 뷔페식 농가 백반과 닭요리를 삼시 세끼 먹을 수 있다.

한증막에 온 손님도, 마을에서 묵는 숙박객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여행족도, 마을과 이어지는 모악산 마실길에 나선 탐방객도, 관광버스로 온 단체 관광객도 이곳에서 양껏 배를 채운다. 오이, 호박, 버섯, 가지, 도라지를 볶고 무친 반찬에 상추와 고추, 마늘장아찌를 곁들이고 구수한 청국장, 맑은 미역국 한 대접이면 배불리 먹어도 속이 편하다.

마을은 묵어가는 손님보다 체험 활동을 하러 오는 유치원생, 초등학생들로 떠들썩하다. 철마다 마당에서는 고두밥을 지어 떡메를 쳐가며 인절미를 만들기도 하고, 맷돌로 콩을 갈아 가마솥에 끓여 두부를 만들 때도 있다. 요즘은 공동 농장에서 고구마를 캐는 철이지만, 새벽에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이날 방문한 아이들은 실내에 모여 한방 향기 주머니를 만들고 천연재료로 손수건 염색을 하게 됐다.

낮은 황토집과 돌담, 항아리, 감나무의 모습이 정겹다.
낮은 황토집과 돌담, 항아리, 감나무의 모습이 정겹다.

◇ 짧은 길, 긴 산책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는 시간, 한껏 풀어진 마음으로 산책 삼아 감나무와 돌담을 따라 마을 길을 오르내리는 시간이 어느 때보다 여유롭다. 바쁘게 지나가는 일상에서는 눈길도 주지 않았던, 혹은 눈에 익지만 궁금해하지 않았던 들꽃들이 눈에 쏙쏙 들어올 만큼.

길가에 쪼그려 앉아 새끼손톱보다 작은 조그만 꽃들을 들여다보다가 스마트폰 앱으로 하나하나 이름을 확인하고 서너 발짝 걷다 다시 쪼그려 앉길 반복한다. 죽단화, 이질풀, 쥐꼬리망초, 쇠서나물, 달맞이꽃…. 중얼중얼 이름을 외면서 올라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다 보면 짧은 산책길은 훌쩍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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